공허 / 제주 사려니 숲길
의자
오석만
의자에 앉아 있는
공허를 본 적 있소
의자에 흐르고 있는
시간의 물결을 본 적 있소
그대가 지치고 외로울 때
의자는 벗이 되어
얘기하며 찾아올 것이오
"괜찮아"하며 마음을 열고
변함없이
시간을 내어 줄 것이오
누구는 안식을 찾고
누구는 목숨을 걸고
누구는 웃으면서 던져 버리지만
의자에 남아있는 그림자는
어찌 할 수 없지요
눈을 감고 느껴봐요
바람의 살랑거림
낙엽 떨어지는 소리
숲속의 벌레소리
공허를 가득 채우는 햇살
의자의 풍요로운 속삭임은
시간을
의자에 멈추게 한다오
(오석만 시사진집 시간냉장고 수록)
오석만 시사진집 시간냉장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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