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함 / 백두산 금강대협곡
숲에서 온 편지
오석만
숲 속 오솔길엔
편지로 가득찬 우편함이 있다
하나 꺼내 읽으면
바람이 속삭이며 흙들이 반겨주고
하나 꺼내 읽으면
나무들이 말하며 새들이 노래하고
또 하나 꺼내 읽으면
하늘이 웃으면서 별들이 손짓한다
숲에서 온 편지엔
어릴 적 뛰어 놀던 소꿉친구의 땀방울이 묻어 있고
떠나기 아쉬운 어머님의 뒷모습이 아른거리며
물들어가는 가을의 낙엽이 떨어져 내린다
숲에서 온 편지를
하나씩 읽어 나가면
숲들은 어느새 가을로 물들어 가며
어둠이 내려와 저물어가고
숲 속 우편함엔
매일 비밀이 쌓여간다
(오석만 시사진집 시간냉장고 수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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