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따라비 오름
면도
오석만
거울 앞에 서서
싸늘한 칼날을 세우고
돋아나는 수염을 싹둑싹둑 자르며
면도를 하면
거울 속의 한 사람이
꾸짖고 있다
그대는 아직도 자신을 모르며
살고 있다고
그대는 아직도 지난 밤
꾸었던 꿈이 무엇인지 모르며
살고 있다고
거울 앞에 서서
애증과 갈증이 거뭇거뭇 돋아나
면도를 하면
꿈과 사랑을 깎아 내리며
자라나는 자유를 쿵쿵 잘라버린다
하얀 살갗이 나올 때까지
하얀 거품이 사라질 때까지
거울 앞에 서서
자유를 썸뻑썸뻑 잘라 내리며
면도를 하면
거울 속의 또 한 사람이
누구인지
싸늘한 칼날을 세우고
공격해 온다
그대는 아직도 자신을 모르며
살고 있다고
그대는 아직도 자유를 모르며
살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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