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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시,사진/오석만)

시 이야기

by TravelGilson여행나그네 2019. 4. 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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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 / 태안해변





바퀴벌레

                                       오석만

 

이상하다

분명 한 마리가

나의 목줄기를 타고 기어 내려오고 있었는데

어느새 사라져 없어지고

내가 그 놈의 배를 기어오르고 있다

그 놈은 내 머리통을 갈기며

피가 튀어나오고

눈깔이 빠지는 고통쯤은 웃어넘기며

내가 그 놈을 후려치듯이

그 놈이 나를 후려친다

오늘은 재수가 좋은 날이라며

만족해하며 환호성을 지른다

용케도 오늘은 살아 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언제 힘겨운 싸움이 끝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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