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입 / 이탈리아 로마
선물
오석만
선물 폭탄을 맞던 날
119를 불렀고
시력의 일부를 잃었다
응급실로 실려가면서
따뜻한 아내의 손에서
작은 떨림을 느꼈고
컴컴한 세상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시간의 건반을 때리며
생명의 줄을 타던
뇌졸중 집중처리실에서는
텅빈 머리가 어지러워
두 손을 뻗어
별을 따려 했고
두 발을 들어
하늘 속을 걸었다
희미해진 두 눈은
초원의 끝을 보려했고
수평선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을 보려 했다
두 아들에게
눈물을 보였고
사랑을 가슴 속 깊이 느꼈다
마음의 눈은 점점 더 열려 가고
하루 하루가
감사의 선물로
텅빈 하늘이
내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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