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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시,사진/오석만)

시 이야기

by TravelGilson여행나그네 2019. 4. 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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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의 입 / 이탈리아 로마





선물


                            오석만


선물 폭탄을 맞던 날

119를 불렀고

시력의 일부를 잃었다

응급실로 실려가면서

따뜻한 아내의 손에서

작은 떨림을 느꼈고

컴컴한 세상이 두려움으로 다가왔다

시간의 건반을 때리며

생명의 줄을 타던

뇌졸중 집중처리실에서는

텅빈 머리가 어지러워

두 손을 뻗어

별을 따려 했고

두 발을 들어

하늘 속을 걸었다

희미해진 두 눈은

초원의 끝을 보려했고

수평선에 떠 있는

하얀 구름을 보려 했다

두 아들에게

눈물을 보였고

사랑을 가슴 속 깊이 느꼈다

마음의 눈은 점점 더 열려 가고

하루 하루가

감사의 선물로

텅빈 하늘이

내게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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