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모 / 서울 가락시장
생선회
오석만
부드러운 살을 씹으며
부드러운 배반을 살찌운다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 보지마오
깜박거리는 아가미와 입이
무엇을 말하는지
피조차 잃어버린 하얀 살점들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오늘 한 잔의 슬픔에
목숨을 걸고 맹세할 수 있다오
튼튼한 위장을 위하여
즐거운 환상을 위하여
그리고
팔딱거리는 꼬리는
나는 알고 있다오
피도 없는 주검을 씹으며
붉은 피를 위하여
한 잔의 소주를 마시며
인권에 대하여
자유에 대하여
그리고 꿈에 대하여
목숨을 바쳤고
부드러운 희생도
제물로 바쳐졌다고
외침은 난도질당한 아픔으로
부활을 외치고 있다고
슬픈 절규를
목구멍에 쑤셔넣으며
오늘
한 잔의 독배를 마시며
인간의 음모에 대하여
반역자가 되고 싶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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