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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선회(시,사진/오석만)

시 이야기

by TravelGilson여행나그네 2019. 4. 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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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 / 서울 가락시장

생선회

                       오석만

 

부드러운 살을 씹으며

부드러운 배반을 살찌운다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 보지마오

깜박거리는 아가미와 입이

무엇을 말하는지

피조차 잃어버린 하얀 살점들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오늘 한 잔의 슬픔에

목숨을 걸고 맹세할 수 있다오

튼튼한 위장을 위하여

즐거운 환상을 위하여

그리고

팔딱거리는 꼬리는

나는 알고 있다오

피도 없는 주검을 씹으며

붉은 피를 위하여

한 잔의 소주를 마시며

인권에 대하여

자유에 대하여

그리고 꿈에 대하여

목숨을 바쳤고

부드러운 희생도

제물로 바쳐졌다고

외침은 난도질당한 아픔으로

부활을 외치고 있다고

슬픈 절규를

목구멍에 쑤셔넣으며

오늘

한 잔의 독배를 마시며

인간의 음모에 대하여

반역자가 되고 싶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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