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눈시마음

겨울바다 / 안면도 꽃지해변 겨울바다 오석만 바람을 일으키며 하얀 눈이 내리고 있었지 호주머니에 두 손을 넣고 해변을 거닐며 바다 속을 거닐 듯 눈바람을 맞고 있었지 바다가 통채로 삼키기를 바라며 그저 하얀 눈을 맞고 있었지 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찬 바람이 몰아치고 있었지 산..

시 이야기 2019. 12. 11. 10:02

설악단풍 / 설악산 천불동 계곡 오 석만 흐르는 물처럼 맑아질 수 있다면 세상도 맑아질 수 있을까 푸르른 숲처럼 푸르를 수 있다면 너와 나의 약속도 푸르를 수 있을까 우리와 얘기하는 천불상처럼 여기가 천상이오 여기가 극락이라 말하지 마라 새 바람 물소리가 손에 잡힐 듯 구름 속 ..

시 이야기 2019. 11. 4. 10:35

동그라미 / 장성 백양사 백양 단풍 오 석만 타오르는 불꽃으로 살고 싶다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활활 타버려 백양 단풍만큼 붉을 수만 있다면 그냥 불타고 싶다 쌍계루 호수에 비친 구름처럼 흐르다 사라지는 물결처럼 반짝이는 별빛처럼 삶이 불타고 있다 임종을 맞이하는 하늘이 물들..

시 이야기 2019. 10. 21. 10:50

산들바람 / 크로아티아 로비니 창문 사이로 오석만 창문 사이로 바람이 분다 작은 들꽃 하나 피고 나뭇잎 사이로 햇빛이 비친다 창문 사이로 가을이 살며시 내려와 푸른 하늘을 물들리고 벌레소리 귓가에 메아리친다 창문 사이로 날아간 여름은 오솔길 따라 풀숲을 헤매이며 산들바람으..

시 이야기 2019. 10. 16. 22:59

우편함 / 백두산 금강대협곡 숲에서 온 편지 오석만 숲 속 오솔길엔 편지로 가득찬 우편함이 있다 하나 꺼내 읽으면 바람이 속삭이며 흙들이 반겨주고 하나 꺼내 읽으면 나무들이 말하며 새들이 노래하고 또 하나 꺼내 읽으면 하늘이 웃으면서 별들이 손짓한다 숲에서 온 편지엔 어릴 적 ..

시 이야기 2019. 9. 30. 09:47

등대 /제주 우도 가을하늘 / 오석만 가을하늘을 꼭 찝어 터트리면 고독,그리움,죽음,외로움,사랑...... 이런 말들이 살아 꿈틀거리며 쏟아져 내려온다 가끔은 잠자리가 하나씩 물고 날아오르다가 나무에 떨어져 빨간 홍시가 되기도 하고 풀잎에 떨어져 벌레소리도 내며 그냥 하늘에 남아 ..

시 이야기 2019. 9. 25. 09:52

갈대밭 / 순천만 흔들림2 오석만 흔들거리는 버스를 타고 흔들거리는 세상 속으로 흔들거리는 손잡이에 매달려 흔들거리는 꿈을 꾸며 흔들거리는 시간은 지나간다 달려온 세월만큼 지나온 거리만큼 점점 더 흔들거리면서 꿈 속으로 들어가는 흔들림 결코 잡히지 않는 풍경들 결코 멈추..

시 이야기 2019. 9. 18. 09:52

연인 / 베트남 무이네 레드샌드 흔들림6-흔들림은 생명이다 오석만 흔들림은 생명이다 흔들림 속에 있는 그녀는 아름답다 꼬오옥 품에 안고 흔들리지 않을 때까지 흔들면서 그녀는 하늘을 본다 흔들림은 생명이다 (오석만 시사진집 시간냉장고 수록) 오석만 시사진집 시간냉장고

시 이야기 2019. 9. 12. 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