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눈시마음

음모 / 서울 가락시장 생선회 오석만 부드러운 살을 씹으며 부드러운 배반을 살찌운다 그런 눈으로 나를 쳐다 보지마오 깜박거리는 아가미와 입이 무엇을 말하는지 피조차 잃어버린 하얀 살점들이 무엇을 찾고 있는지 오늘 한 잔의 슬픔에 목숨을 걸고 맹세할 수 있다오 튼튼한 위장을 ..

시 이야기 2019. 4. 4. 12:00

겨울선자령 오석만 매섭게 휘몰아치는 칼바람 겨울선자령에 올라서면 커다란 사랑되어 빙빙 돌아가는 세상 돌고 돌아 너에게 달려가리라 하얀 눈꽃속 아픔 이겨내는 나무 봄을 기다리는 인동초 삶의 무게 견디면서 너에게 달려가리라 푸른 하늘 향해 쉼없이 메아리치며 한 마리 새가 되..

시 이야기 2019. 4. 3. 18:00

곰배령에 가려거든 오 석만 곰배령에 가려거든 야생화 가득 그려진 슬픔 삭이면서 그리움 꾹꾹 눌러쓴 편지 하나 접어 가자 곰배령에 가려거든 설피 신고 하얀 눈길 세상사 다 잊으면서 푹푹 빠져버린 눈꽃 하나 물고 가자 곰배령에 가려거든 새소리 가득 쌓인 나무 미움 다 버리면서 씽..

시 이야기 2019. 4. 3. 12:00

다산길 오석만 다산이 놀던 작은 길따라 물결 넘실대는 팔당호 어릴 적 피었던 연꽃은 귀양살이 18년 돌아오는 길가에 다시 피어나고 머리엔 흰 서리 얼굴엔 주름살 소꿉친구 뒷동산 참새들 반갑게 우짖는 오늘도 물은 흐르고 있구나 겨울 팔당호

시 이야기 2019. 4. 3. 06:00

속살 / 원대리 자작나무 숲 자작나무 숲 오석만 그냥 서서 듣고 싶다 하얀 속살 드러내고 속삭이는 목소리 바람에 만져지는 것들을 그냥 서서 보고 싶다 하얀 몸뚱이 솟아올라 하늘거리는 손떨림 설원 속에 피어나는 것들을 그냥 서서 울고 싶다 자작 자작 울먹이는 하얀 몸짓 순백의 아..

시 이야기 2019. 4. 2. 18:00

코스모스 / 몽골 카라코룸 푸르른 하늘 오석만 푸르른 하늘을 가슴에 안을 수 있다면 삶은 밝은 눈을 가질 것이다 바람에 흘러가는 세월을 만질 수 있다면 그대의 숨결을 느낄 맑은 머리를 가질 것이다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사랑의 따스함을 품을 고운 정신을 가질 것..

시 이야기 2019. 4. 2. 06:00

풀과 꽃 / 용인 광교산 풀과 꽃 오석만 풀은 그냥 풀일 때가 가장 아름답고 꽃은 그냥 꽃일 때가 가장 아름답다 풀과 꽃은 그냥 그대로인 세상을 그리워하며 풀은 풀대로 꽃은 꽃대로 살아간다

시 이야기 2019. 4. 1. 18:00

붉은 나비 / 일본 교토 시선당(SHISEN-DO) 가을단풍 오석만 바람에 떨어지는 낙엽 작은 파문 일으키며 세상을 붉게 물들이면 수채화 그리며 붉은 나비 빛으로 다시 태어나다 단풍은 정원 사이로 시냇물처럼 흐르고 어둠을 밝히는 석등에도 무지를 깨우는 풍경에도 불붙은 단풍은 대지를 그..

시 이야기 2019. 4. 1. 12:00